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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트럼프의 의도적인 주한미군 숫자 부풀리기, 한국은 이미 미국의 안보 비용을 과도하게 부담하고 있다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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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트럼프의 의도적인 주한미군 숫자 부풀리기,
한국은 이미 미국의 안보 비용을 과도하게 부담하고 있다


트럼프, 주한미군 숫자 부풀리기로 '안보 무임승차' 다시 주장...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무응답에 불만 표시

한국은 이미 높은 안보 비용 부담 중

주한미군 지원 금액 연간 7.7조원... 1인당 월 2천만 원

전략적 유연성의 확대, 오히려 기지사용료를 받아야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 한국에 대해 트럼프가 ‘동맹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연일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현지시간 1일 백악관 행사에서 트럼프는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 되지 않았다. 우리가 험지에, 핵무력 바로 옆에 4만 5천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말이다”라고 발언했다. 트럼프는 보름 전인 3월 17일에도 “기억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한국에 4만 5천명을 두고 방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주장은 숫자부터 틀렸다.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병력은 2만 8천 5백명 규모다. 미국은 2000년대부터 테러 대응을 명분으로 해외 주둔 미군에 대한 신속기동군화를 추진하면서 주한미군 규모도 감축했는데,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한미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추가 감축 중단을 합의했다. 이후 매년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는 회계연도 국방권한법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2만 8천 5백명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 명시되고 있다. 


1. 한국은 이미 ‘높은 부담분담 국가’, 연 7.7조 원 규모의 주한미군 주둔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정부의 지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트럼프가 한국이 안보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것과 정반대다. 2024년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연구소가 미국의 35개 동맹국들의 공동 안보 기여도를 측정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주한미군에 대해 상당한 재정지원을 함으로써 미군의 해외 주둔 비용을 감소시키는 ‘높은 부담분담 국가’다. 


첫째, 한국은 방위비분담금으로 주한미군에게 매년 조 단위의 막대한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직접지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방위비분담금은 올해만 1조 5천억 원이다. 1991년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부터 현재까지 한국 정부가 낸 방위비분담금은 26조 9,866억 원에 달한다. 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쌓아두고 있다가 평택기지 이전비용으로 사용한 사실, 군사건설비 잔액을 투자금으로 은행에서 이자만 566억 원의 이득을 챙겼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군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 방위비분담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내역을 확인해볼 수조차 없다.


둘째, 주한미군은 토지를 공여받아 기지를 공짜로 사용하고 있다. 2022년 국방백서에서 발표한 주한미군 주둔비용 직·간접 지원 규모는 1년에 3.4조 원이다. 여기에는 무상 공여 토지에 대한 임대료가 1조 739억 원으로 평가되어있다. 미군 기지는 현재 군사시설 부지로 거래되지 않는 토지이기 때문에 표준공시지가가 평가되어 있지 않거나 저평가되어 있다. 정부의 토지 임대료 평가적용 요율(2.5~5%) 역시 일본(시가의 약 6%) 등 타국 사례에 비해 낮게 설정되어 있어 한국의 실제 기여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 시세가 아닌 2025년 기준 공시지가로 최소한의 재평가를 했을 때 무상 공여 토지 임대료는 연 5.3조 원을 넘는다. 


셋째, 주한미군은 이외에도 카투사 등 인력에 대한 지원과 부동산 임대료를 지원받고, 도로·항만·공항 등 한국의 인프라 이용료도 면제받는다. 각종 세금도 내지 않는다. 2022년 국방부가 발표한 주한미군 주둔비 지원 금액에 2025년 기준 공시지가로 재평가한 토지 임대료를 반영하면 주한미군에게 연간 지원하는 주둔비는 7.7조 원에 이른다. 2만 8천 5백명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1인당 연간 약 2억 6,974만 원, 월 약 2,248만 원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2.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 확대되면서 한국의 전쟁 연루 위험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이미 미국의 군사전략을 마음껏 실현할 수 있는 전쟁기지, 발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란 전쟁 수행을 위해 한국에 배치되어 있던 패트리어트, 사드 같은 전략자산들이 중동으로 차출된 사실이 이를 잘 드러낸다. 2026년 3월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미 연합 도하훈련 현장 참관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 동맹의 훈련이야말로 다른 동맹들과의 차이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군 병력과 전략자산들의 순환배치, 대규모 연합 기동 훈련 등은 미국이 한국에서만 실현해볼 수 있는 실전 훈련들이다. 


문제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 한미는 “미국은 한국 국민의 의지에 반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지 않는다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담긴 전략적 유연성 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시에도 ‘존중한다’는 애매한 표현으로는 한국의 전쟁 연루를 막을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의 전쟁이 전세계로 번지는 지금, 최소한 주한미군을 통제할 수 있는 명시적 규정이 만들어져야 한다. 한반도 방어를 넘어서는 작전 전개와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위해 우리가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 미국이 오히려 한국에게 기지사용료를 내야한다. 


3. 미국의 전쟁 동참 압박을 거부해야한다


트럼프의 ‘주한미군 4만 5천명’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 압박을 높이는 의도에서 나왔다. 이란의 미사일, 드론 반격 대응으로 천문학적 비용의 무기를 소진하고 있는 미국은 지금 감당 못하는 전쟁 상황에서 동맹국들을 호출하고 있다. 불법적이고 무도한 침략 전쟁, 출구 없는 파괴와 폭격이 이루어지는 미국의 전쟁에 연루를 거부해야 한다. 



2026년 4월 2일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