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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동맹현대화’ 합의한 굴욕적 한미정상회담, 트럼프는 피스메이커가 아니며 한미동맹은 만능의 보검이 아니다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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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동맹현대화’ 합의한 굴욕적 한미정상회담, 

:트럼프는 피스메이커가 아니며 한미동맹은 만능의 보검이 아니다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이재명 대통령의 한일, 한미정상회담이 끝이 났다. 보수언론에서조차 ‘허들을 넘었다’. ‘민감한 청구서를 미뤘다’는 등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의 공개 면박과 요구를 피했다는 점, 구체적인 합의와 선언이 없었다는 점에서는 성공한 회담이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설, 위성락 안보실장의 브리핑, 비지니스 라운드 테이블 등을 토대로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상은 많이 다르다. 정부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미국의 ‘우려’를 미리 정리해 주었으니 트럼프와 얼굴 붉힐 일도 없었을 뿐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한미정상회담은 트럼프에게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어 달라며 주도권을 내어주고 동맹현대화의 큰 틀을 합의함으로써 미국의 안보전략에 한국을 종속시킨 회담이었다.  


우선, 이번 회담으로 정부는 우려했던 ‘동맹현대화’를 큰 틀에서 합의함으로써 이후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안보비용 부담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었다.

정상회담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CSIS 연설에서 ‘한미동맹을 안보 환경에 발맞춰 더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현대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 모았다’며 이를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이라고 명명했다. ‘인태지역과 글로벌 차원에서의 한미일 3국’을 토대로 한 억지력 강화, 공동의 방위 부담에 대해 분담 확대 등을 거론하고, 국방비 증액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밝혔다. 증액한 국방비를 트럼프가 언급한 비(B)-2 폭격기 등 무기구매 비용으로 쓰리라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 미국이 요구한 한미동맹 현대화와 일치하는 내용들이다. 9월과 10, 11월 예정된 한미국방협의체, 한미연례안보협의회 등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청구서가 되어 돌아올 것이 뻔하다. 


한미일 동맹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틀 안으로 들어간 것은 무엇보다 심각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과 만나서 걱정하실 문제를 미리 다 정리했다”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일본 이시바 총리를 만나 ‘윤석열의 위안부 합의는 국가 간 합의’라 뒤집을 수 없다며, 한미일 동맹의 걸림돌인 과거사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미리 불식시킨 것을 일컫는 것이다. 이는 ‘협력은 할 수 있지만 동맹은 안 된다’는 기존 민주당의 입장마저 뒤집는 것으로, 과거사 청산없는 일본의 재무장과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수용한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에게 면죄부를 주고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걸림돌을 알아서 치워 준 전임 정권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또한 북한의 위협을 명분삼아 한미일 공조를 합의하여 스스로 남북관계 개선의 길을 막고 북중러와의 대립구도, 즉 동북아 신냉전을 강화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오는 9월에는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인 프리덤 엣지 훈련이 예정되어 있다. 한미일 다영역 훈련이 정례화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대중국관계 개선과 국익중심 실용외교는 가당치도 않다.   


국익중심 실용외교는 한미동맹 편향이란 말인가. 안미경중은 끝났다고 못박고, 북한 핵과 대북제제가 한미일 공조의 과제라는 것도 명백히 밝힌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개선, 남북관계 개선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 

“미국의 기본 정책에 어긋나게 판단하거나 행동할 수 없다”며 ‘자유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을 언급한 것이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는 발언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현실감각 마저 의심케 한다. 미국을 떠받드는 ‘자유진영’에 서서, 중국과 러시아. 브릭스(BRICS)를 포함한 제 3세계 국가들과의 모든 단절을 선언 해놓고 실용외교를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트럼프가 미치광이라서 우선 달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는 생각이라면, 문재인 정부의 쓰라린 실패를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려가 길을 잃지 않았는가.한미동맹 ‘편향’은 실용외교가 아니며, 한미동맹은 만능의 보검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만드는 피스메이커(Peacemaker)’도 아니고, 한미동맹 아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될 수도 없다.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부지소유권’을 주장하는 날강도 트럼프에게 한반도의 평화를 결정하도록 주도권을 내어준 것도 경악할 일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와 함께 맞이하겠다는 ‘한미동맹의 전성기’는 한반도를 심각한 전쟁위협으로 몰아넣을 뿐이다. 우리는 미국의 세계 전쟁전략의 하위 파트너가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주도해야 할 주권국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5년 8월 27일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